2026년 2월 3일고복희0014
삼국시대 장경호 대형

장경호는 목이 길게 뻗은 항아리입니다. 한자 그대로 ‘긴 목(長頸)의 호(壺)’이지요. 가야와 신라의 가마에서 단단하게 구워진 토기로, 곧게 솟은 목과 둥근 몸, 그리고 그 아래를 받치는 굽다리의 비례가 당당합니다. 입구가 나팔처럼 벌어진 형태는 신라·가야 토기의 전형으로 꼽히지요. 표면에는 따뜻한 주황·황갈색 흙빛이 번지고, 불길이 스친 어깨에는 거뭇한 자국이 구름처럼 앉아 천 년의 깊이를 더합니다. 유약을 일부러 입히기 전 시대의 그릇이라, 오직 흙과 불만으로 이만한 기품을 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습니다.
특히 이렇게 큰 장경호는 그 자체로 하나의 조각입니다. 현관이나 거실 바닥에 한 점만 두어도 공간에 묵직한 무게중심이 생기지요. 긴 목 위로 마른 억새나 갈대 한 줄기를 꽂으면, 천 년 전의 그릇과 올해의 계절이 한자리에서 만납니다.
고복희는 장경호를 ‘말없이 자리를 지키는 기물’이라 부릅니다. 요란하지 않아도, 오래된 형태 하나가 공간 전체를 묵직하게 끌어안으니까요.
박물관 속 유사 소장품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에서 ‘장경호’로 검색해 만난 소장품들입니다. 생김새를 견주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참조 이미지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emuseum.go.kr) — 소장 기관은 각 캡션에 표기했습니다. 이미지를 누르면 해당 소장품 상세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상세 정보
- 소장품번호
- 고복희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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