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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6일고복희0028

조선의 레인코트 도롱이

조선 도롱이 — 풀줄기를 엮은 전통 우의, 여름 기물

장마가 오락가락하는 계절이라, 여름을 맞아 저희가 아끼는 여름 기물 하나를 선보입니다. 조선의 비옷, ‘도롱이’입니다.

도롱이는 가는 풀줄기를 촘촘히 엮어 어깨에 둘러 걸치던 전통 우의(雨衣)입니다. 겉면의 결이 전부 아래를 향해 흐르도록 엮여 있어서, 빗방울이 초가지붕을 타듯 결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머리에는 삿갓을 쓰고 어깨에는 도롱이를 걸치면, 조선의 우중 완전 무장이 끝났지요. 지난번에 소개한 갈모가 갓을 지키는 ‘머리의 우비’였다면, 도롱이는 몸을 지키는 ‘어깨의 우비’인 셈입니다.

가까이서 보면 술이 긴 텍스타일처럼 결이 곱고, 걸어 두면 풀 내음이 나는 커다란 월행잉(wall hanging)이 됩니다. 비를 막던 물건이 이제는 벽 위에서 여름의 습기를 식혀 주는 셈이지요.

2025년 여름 르모듈러 ‘형심’ 전시 — 현판과 짚풀 의자 곁 벽에 걸린 도롱이

이 도롱이는 작년 여름, 연남동 르모듈러(Le Modular)에서 열린 ‘형심(形心)’ 전시에서 선보였던 아이입니다. 콘크리트 기둥과 모던한 철제 테이블, 짚으로 엮은 의자 곁 — 현판 아래 벽에 걸린 도롱이는 골동이라기보다 한 점의 섬유 조각처럼 보였습니다. 전시를 찾은 분들이 가장 많이 물어본 물건이기도 했어요.

여름 공간 연출에는 이만한 기물이 드뭅니다. 흰 벽에 도롱이 하나만 걸어도 마른 풀의 질감이 공간의 온도를 한 뼘 낮춰 주고, 린넨·라탄·나무 가구와는 말할 것도 없이 잘 어울립니다. 장마철엔 현관 곁에 걸어 두고 ‘조선의 레인코트’라고 손님에게 소개해 보세요. 이야깃거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박물관 속 도롱이

국립민속박물관 수장고의 도롱이들입니다. 겉은 풀줄기가 빗물을 흘려보내도록 아래로 흐르고, 안쪽은 그물처럼 촘촘히 엮여 있습니다. 마지막 사진에서 그 안쪽 엮음새를 볼 수 있어요.

도롱이 —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도롱이
국립민속박물관
도롱이 —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도롱이
국립민속박물관
도롱이 —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도롱이
국립민속박물관
도롱이 —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도롱이 — 안쪽 엮음 상세
국립민속박물관

참조 이미지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도롱이(공공누리 제1유형 — 출처표시). e뮤지엄에서 ‘도롱이’ 검색(emuseum.go.kr)으로 더 많은 소장품을 볼 수 있습니다.

비를 흘려보내던 결이, 이제는 여름의 공기를 서늘하게 빗겨 줍니다. 올여름, 벽에 풀 한 벌 걸쳐 보시길. :-) 

상세 정보

시대
조선 후기~근대
재료
풀줄기(띠풀·종려털류), 직물 선단
용도
도롱이(雨衣) — 어깨에 걸치던 전통 비옷, 삿갓과 함께 착용
조형 특징
결이 아래로 흐르게 엮은 사다리꼴 케이프, 안쪽은 그물 엮음
거래
판매·대여 가능
소장품번호
고복희0028

스타일링 제안

흰 벽의 월행잉·섬유 조각, 여름 인테리어, 현관 연출

관련 키워드

도롱이우의삿갓짚풀공예여름 기물월행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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