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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6일고복희0003

조선 3층 책 선반

Black Wood Shelf

조선 선비의 방은 비움의 미학이었습니다. 그 사랑방·서재 한쪽에서 책과 지필묵을 갈무리하던 것이 바로 이 가구이지요. 윗칸은 여닫이 문을 단 단정한 장(欌)이라 자잘한 문방구나 귀한 책을 감추어 두고, 그 아래로는 두 단의 열린 선반을 두어 자주 보는 책을 척척 얹었습니다. 감출 것은 감추고 드러낼 것은 드러내는 — 장과 선반을 한 몸에 짠 이 ‘3층’ 구성에, 무엇을 보이고 무엇을 가릴지 가리던 선비의 안목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격자로 짠 짙은 나뭇결 면이 군더더기 없이 단정하지요.

오늘의 거실에서는 책뿐 아니라 백자 한 점, 화병, 좋아하는 오브제까지 받아 주는 무대가 됩니다. 위 칸엔 보이고 싶지 않은 잡동사니를 넣어 닫아 두고, 아래 열린 선반엔 아끼는 물건 몇 점만 골라 여백과 함께 두면 그만이지요. 감추는 수납과 드러내는 진열을 한 가구가 겸하니, 좁은 공간일수록 더 영리하게 쓰입니다.

고복희는 이 가구를 ‘쌓는 가구가 아니라 고르는 가구’라 부릅니다. 빼곡히 채우기보다 비울 칸을 남겨 두는 것 — 그 한 칸의 여백이 오히려 물건을 돋보이게 하니까요.

박물관 속 유사 소장품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에서 ‘사방탁자’로 검색해 만난 소장품들입니다. 생김새를 견주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사방탁자 — 영남대학교박물관 소장 사방탁자
영남대학교박물관 · 소장 3854
1단 사방탁자 — 영남대학교박물관 소장 1단 사방탁자
영남대학교박물관 · 소장 13332
사방탁자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사방탁자
국립중앙박물관 · 건희 4705
삼층사방탁자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삼층사방탁자
국립중앙박물관 · 건희 4659

참조 이미지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emuseum.go.kr) — 소장 기관은 각 캡션에 표기했습니다. 이미지를 누르면 해당 소장품 상세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상세 정보

소장품번호
고복희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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