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8일고복희0035 舊藏
조선의 레인코트 접사리

장마 시리즈를 하나 더 이어갑니다. 이번에는 머리부터 뒤집어쓰는 조선의 레인코트, ‘접사리’입니다. 얼마 전 소개한 갈모가 갓을 지키는 모자였다면, 접사리는 온몸을 덮는 판초 쪽입니다.
접사리는 짚과 띠풀을 촘촘히 엮어 만든 우장(雨裝)입니다. 머리에 뒤집어쓰면 어깨와 등까지 한 번에 덮여 두 손이 자유로워지지요. 그래서 비 오는 모내기철 논에서 가장 바빴던 물건입니다. 쓰지 않을 때는 착착 접어 두었다가 펴 쓴다고 하여 이름도 ‘접사리’입니다.
실물을 매달아 놓고 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층층이 잡힌 주름과 각진 어깨선이, 짚으로 엮은 우비라기보다 한 점의 조명 갓— 어딘가 이사무 노구치의 아카리를 닮은 실루엣입니다. 백 년 전 논일꾼의 작업복이 지금 보면 가장 조각적인 형태라는 것, 민속품의 즐거운 반전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아이를 천장에 매달아 두기를 권합니다. 계단참이나 창가에 낮게 드리우면 짚의 결 사이로 빛이 스며 공간이 순해지고, 여름에는 보기만 해도 마른 풀 내음이 나는 것 같습니다. (진짜 조명으로 쓰실 땐 열이 없는 전구로만 부탁드립니다. 이 아이도 풀입니다.)
박물관 속 접사리들
짚풀생활사박물관 수장고의 접사리들입니다. 지역과 손에 따라 조금씩 다른 주름과 어깨선을 견주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참조 이미지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emuseum.go.kr) — 짚풀생활사박물관 소장. 이미지를 누르면 해당 소장품 상세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비를 막던 주름이, 이제는 빛을 거릅니다. 장마의 물건이 여름의 조명이 되는 일 — 저희가 골동을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
상세 정보
- 시대
- 조선 후기~근대
- 재료
- 짚, 띠풀
- 용도
- 접사리(雨裝) — 머리부터 뒤집어쓰는 비옷, 모내기철 농사 우장
- 조형 특징
- 층층이 주름진 각진 실루엣, 접어 보관하는 구조
- 거래
- 판매 완료 — 구장(舊藏)
- 소장품번호
- 고복희0035 舊藏
스타일링 제안
천장 펜던트 오브제·조명 갓, 계단참·창가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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