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20일고복희0013
삼국시대 토기 항아리

삼국시대 토기는 흙과 불이 정직하게 만난 그릇입니다. 천 년도 더 전, 가마의 높은 열을 견디며 단단하게 구워졌지요. 유약을 일부러 바르지 않았는데도 표면에는 따뜻한 주황과 황갈색이 번지고, 불길이 직접 스친 자리에는 거뭇한 그을음 자국이 구름처럼 내려앉았습니다. 가마가 그날의 불기운으로 직접 칠한 색이라, 똑같은 빛깔이 둘일 수 없지요. 물레가 돌며 생긴 결, 두드려 다진 흔적까지 — 사람의 손과 가마의 우연이 함께 그린 무늬입니다. 장식이 없던 시대의 그릇이기에, 형태와 흙빛만으로 승부한 정직함이 오히려 깊은 멋이 됩니다.
이런 토기는 어느 공간에 놓아도 시간의 무게로 중심을 잡습니다. 매끈한 현대 가구나 흰 벽 사이에 둘 때 그 질박함이 오히려 또렷해지지요. 따뜻한 흙빛이라 차가운 공간을 부드럽게 데워 주고, 마른 가지나 억새 한 줄기만 꽂아도 더없이 어울립니다.
고복희는 삼국 토기를 ‘가장 오래된 모던’이라 부릅니다. 장식을 덜어 낸 형태와 흙 본연의 색이, 천 년을 건너 지금의 미감과 곧장 맞닿으니까요.
박물관 속 유사 소장품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에서 ‘토기 항아리’로 검색해 만난 소장품들입니다. 생김새를 견주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와질토기 항아리울산박물관 · 울산 211
연질토기 항아리울산박물관 · 울산 210
토기 사리 작은 항아리밀양시립 · 밀양시립박물관 191
토기 사리 작은 항아리밀양시립 · 밀양시립박물관 133
참조 이미지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emuseum.go.kr) — 소장 기관은 각 캡션에 표기했습니다. 이미지를 누르면 해당 소장품 상세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상세 정보
- 소장품번호
- 고복희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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