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8일고복희0008
조선의 옷걸이 횃대

횃대는 본디 도포나 두루마기를 걸쳐 두던 옛 옷걸이입니다. 끈으로 천장에 매달거나 기둥에 가로로 걸어, 사랑방 한쪽에서 주인의 의관을 단정히 받쳐 두던 살림이었지요. 별다른 장식 없이 가로로 길게 뻗은 한 줄이지만, 그 위로 무명과 모시가 수없이 오가며 손길에 닳아 매끈한 윤이 올랐습니다. 사랑방의 횃대는 단순한 옷걸이를 넘어, 주인의 단정함이 은근히 드러나는 작은 자리이기도 했지요. 옷 한 벌을 거는 일조차 흐트러짐 없이 여겼던 옛사람의 살림 태도가, 그 결에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오늘의 방에서는 굳이 두루마기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좋아하는 스카프 한 장, 리넨 한 필, 말린 꽃 한 다발, 혹은 자주 입는 코트 한 벌만 걸쳐도 벽이 단정한 그림이 되지요. 현관 한쪽에 두면 드나들 때 외투와 가방을 거는 자리로 더없이 좋고, 계절이 바뀔 때 걸어 두는 천 한 장만 바꿔도 공간의 표정이 달라집니다. 벽에 붙이면 바닥을 거의 차지하지 않으면서 방의 인상을 바꾸는, 작지만 영리한 가구입니다.
고복희는 횃대를 ‘비워 둘 때 가장 아름다운 가구’라 부릅니다. 가득 거는 대신 한 점만 걸어 여백을 두는 것 — 그 절제가 조선 사랑방의 미감이자, 군더더기를 덜어 낸 오늘의 공간과도 자연스레 통하니까요.
박물관 속 유사 소장품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에서 ‘횃대’로 검색해 만난 소장품들입니다. 생김새를 견주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참조 이미지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emuseum.go.kr) — 소장 기관은 각 캡션에 표기했습니다. 이미지를 누르면 해당 소장품 상세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상세 정보
- 소장품번호
- 고복희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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