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3일고복희0007
조선 궤

궤는 위로 뚜껑을 열어 물건을 넣고 빼던 수납 가구입니다. 곡물도, 서책도, 귀한 살림도 이 단단한 상자 안에서 한 집의 살림을 지탱했지요. 두꺼운 판재를 짜 맞추고 모서리마다 무쇠로 단단히 보강해, 한 세대가 아니라 여러 세대를 대물림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장식을 절제한 묵직한 면과 검은 장석의 대비 — 그 단순한 균형이 조선 목가구다운 단정한 힘을 보여 줍니다. 화려하지 않아 오래 봐도 물리지 않는, 살림 가구의 정직함이지요. 굵은 결이 살아 있는 나무 면에는 손때가 쌓여 깊은 빛이 돕니다.
오늘은 거실의 낮은 테이블이자 수납으로 두 몫을 합니다. 위에는 책이나 트레이, 작은 화병을 올리고 안에는 잡다한 살림을 감추는 식이지요. 묵직한 뚜껑을 여닫는 손맛, 열 때마다 풍기는 오래된 나무 향까지 — 매일 쓰며 곁에 두기 좋은 가구입니다. 소파 앞에 한 점 두면 그대로 공간의 중심이 잡힙니다.
고복희는 궤를 ‘가장 정직한 가구’라 부릅니다. 숨김없이 단단한 상자 하나가, 화려한 어떤 가구보다 공간을 듬직하게 받쳐 주니까요.
박물관 속 유사 소장품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에서 ‘궤’로 검색해 만난 소장품들입니다. 생김새를 견주어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참조 이미지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emuseum.go.kr) — 소장 기관은 각 캡션에 표기했습니다. 이미지를 누르면 해당 소장품 상세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상세 정보
- 소장품번호
- 고복희0007
관련 콘텐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