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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2일

조선 3층 찬탁

Small Dark Wood Shelf

찬탁은 부엌이나 마루에서 그릇과 찬을 받쳐 두던 살림 선반입니다. 한자로 ‘반찬 찬(饌)’에 ‘탁자 탁(卓)’ — 찬을 올려 두는 자리라는 뜻이지요. 이 찬탁은 사방이 트인 삼층 구조로, 천판과 가운데 단, 아래 단까지 세 켜의 면이 층층이 포개졌습니다. 문을 달아 감추는 대신 모든 단을 시원하게 열어 두어, 어디서 보아도 답답함이 없지요. 단 아래마다 부드럽게 파낸 풍혈(風穴)이 곡선의 리듬을 더하고, 짙은 목재의 결에는 한 집의 끼니와 시간이 켜켜이 배어 있습니다.

오늘은 부엌을 나와 거실이나 다이닝의 오픈 선반으로 더 자주 쓰입니다. 맨 위 천판엔 화병이나 백자 한 점, 가운데 단엔 자주 쓰는 그릇, 아래 단엔 큰 접시나 책을 두면 세 켜가 저마다 다른 풍경이 되지요. 문을 닫아 감추는 수납장과 달리, 아끼는 살림을 매일 눈에 두고 손쉽게 꺼내 쓰게 해 줍니다.

고복희는 찬탁을 ‘살림이 곧 풍경이 되는 가구’라 부릅니다. 비싼 장식이 아니라, 잘 고른 그릇 몇 점과 약간의 여백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워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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